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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를 살 때 주행거리와 가격을 함께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한 번 충전해서 멀리 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배터리 성능이 좋아질수록 차량 가격까지 부담스러워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배터리 업계에서 눈여겨볼 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바로 망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차세대 배터리다.
LG에너지설루션은 미국 자동차 기업 GM과 함께 LMR 배터리 개발과 양산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2026년 9월에는 서울대와 공동으로 배터리의 가스 발생과 수명 저하 문제를 개선한 연구 성과까지 발표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부분은 무조건 비싼 소재를 더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비교적 저렴한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성능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점이다. 과연 망간 기반 배터리가 전기차 가격과 주행거리 문제를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LG가 개발하는 LMR 배터리란?
LMR은 리튬망간리치(Lithium Manganese Rich)의 약자다. 말 그대로 배터리 양극 소재에 망간을 풍부하게 활용하는 기술이다.
기존 배터리 중 고성능 제품은 니켈 함량을 높여 에너지 밀도를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재료 가격과 공급망 문제는 배터리 제조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 LMR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망간의 비중을 높이고 코발트 사용을 줄이면서 높은 에너지 저장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 픽업트럭과 대형 SUV 등에 적용할 각형 LMR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GM은 LMR 배터리가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약 33% 높이면서도 비슷한 비용 수준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이 수치는 기업이 제시한 기술 목표로, 모든 양산 차량에서 이미 검증된 성능을 뜻하지는 않는다.
가장 큰 걸림돌은 가스 발생과 배터리 수명
망간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LMR 배터리의 중요한 기술적 과제 중 하나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때 발생하는 가스와 구조 변화다.
배터리 내부의 산소 반응이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충분히 되돌아오지 않으면 소재 구조가 손상되고 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전기차에 들어가는 대형 셀에서는 내부 압력 상승과 성능 저하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서울대 공동연구팀은 산소의 산화·환원 반응을 분석하고 충전 및 방전 조건을 최적화했다.
2026년 9월 공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적화된 조건을 적용한 40Ah급 대형 셀은 883회의 충·방전 평가 이후에도 초기 에너지의 92.2%를 유지했다.
이 결과는 실제 전기차에 적용할 수 있는 대형 셀 수준에서 수명 안정성을 개선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실험실 평가 결과를 곧바로 실제 차량의 주행거리나 사용 연수로 환산할 수는 없다.
2028년, 미국에서 양산을 추진한다
이번 기술에서 눈여겨볼 또 다른 부분은 실제 생산 계획이다.
LG에너지설루션과 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는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을 LMR 각형 배터리 생산에 맞게 전환할 계획을 2026년 9월 발표했다.
공장 설비 변경은 2026년 말 시작해 2028년 완료하는 일정이다. 회사는 이 시설을 통해 세계 최초의 LMR 각형 배터리 상용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이 중요한 이유는 연구개발 단계의 기술이 실제 생산시설과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실험실에서 좋은 성능을 보이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일정한 품질로 대량생산할 수 있어야 하고, 차량에 장착한 뒤에도 안전성과 내구성을 확보해야 한다.
물론 공장 전환 일정이 곧바로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차량의 출시 시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차량 적용 시점은 자동차 제조사의 개발과 검증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소비자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LMR 배터리가 목표한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전기차 시장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첫째, 배터리 비용을 낮출 가능성이다. 원재료 구성과 제조 공정이 계획대로 최적화된다면 자동차 제조사의 배터리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주행거리와 가격 사이의 선택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저렴한 배터리는 가격을 낮추는 데,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는 같은 공간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유리하다. 두 가지 장점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LMR 개발의 핵심이다.
셋째, 배터리 기술의 다변화다. 앞으로는 모든 전기차가 하나의 배터리 기술을 사용하는 대신, 차량 가격과 크기, 주행거리, 사용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배터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망간 기반이라는 이유만으로 배터리 가격이 반드시 내려가거나 화재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효과는 셀 설계와 생산 비용, 수명 및 안전성 검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마무리|진짜 승부는 양산 이후에 결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LMR 배터리를 살펴보면서 느낀 점은 배터리 경쟁의 기준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어떤 소재를 사용하고 얼마나 경제적으로 생산하며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서울대와 함께 가스 발생 문제를 개선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GM과 양산을 위한 공장 전환 계획까지 추진한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하지만 아직 확인해야 할 부분도 남아 있다. 실제 전기차에 탑재됐을 때의 주행거리와 가격, 장기간 사용에 따른 성능 유지, 대량생산 과정에서의 품질 안정성이 모두 중요하다.
앞으로 전기차를 구매할 때 배터리 이름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실제 차량 가격과 주행거리, 보증 조건을 함께 비교해 보는 것이 좋겠다.
망간 기반 LMR 배터리가 연구 성과를 넘어 실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2028년을 향한 양산 준비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참고 출처
LG 공식 보도자료 – LG에너지설루션·서울대 차세대 LMR 배터리 연구 성과
서울대학교 – 저비용 망간 기반 LMR 배터리 연구 성과
GM 공식 발표 – LG에너지솔루션과 LMR 배터리 상용화 추진
얼티엄셀즈 – 테네시 공장 LMR 배터리 생산시설 전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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