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을 처음 볼 때 범죄 스릴러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추락사 수사로 시작되는 도입부가 그랬고, 형사와 용의자라는 설정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건보다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에 더 집중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수사 영화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멜로 영화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경험, 이 글에 담았습니다. 서사 구조: 수사극 안에 숨겨진 감정선 헤어질 결심은 누아르형식을 기반으로 합니다. 누아르란 범죄·수사 장르에 도덕적 모호함과 운명적 비극을 얹은 서사 양식으로, 주인공이 스스로 파멸로 걸어 들어가는 구조가 핵심입니다. 박찬욱 감독은 이 누아르 구조 위에 멜로를 포개 놓았고, 그 결과 해준(박해일)이 서래(탕웨이)를 수사하면서 점점 감정적으로 무너져가는 과정이 동시에 ..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주인공 만수가 그냥 욕심 많은 악인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제가 너무 단순하게 판단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는 해고와 재취업 실패를 겪으며 서서히 변해가는 한 가장의 이야기인데, 보는 내내 불편하면서도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만수 캐릭터: 평범한 가장이 선을 넘기까지 영화의 주인공 유만수는 제지업계에서 25년을 일한 베테랑입니다. 아내 미리와 두 아이, 반려견들과 함께 소박하지만 안정된 삶을 꾸려온 인물입니다. 특별히 부유하지는 않아도 열심히 일하면 가족을 지킬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살아온 사람입니다. 그런 만수에게 어느 날 해고 통보가 떨어집니다. 단순히 직장을 잃는 것이 아니라, 25년을 바쳐온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