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시절 후방 부대에 있던 저는 GOP나 판문점이 어떤 곳인지 몸으로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대하고 한참 지나 공동경비구역 JSA를 처음 봤을 때, 그 낯선 공간보다 오히려 네 명의 군인이 담배 한 개비를 나눠 피우는 장면이 훨씬 더 생생하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총격보다 웃음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라는 게 처음엔 이상하게 느껴졌는데, 다 보고 나서는 그게 이 영화의 전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정이 시작된 자리 — 사건의 구조와 숨겨진 관계 영화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으로 문을 엽니다. JSA란 Joint Security Area의 약자로, 쉽게 말해 남북한 군인이 동시에 경비를 서는 비무장지대 내 유일한 공간입니다. 현실에서도 이 구역은 두 체제가 불과 ..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주인공 만수가 그냥 욕심 많은 악인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제가 너무 단순하게 판단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는 해고와 재취업 실패를 겪으며 서서히 변해가는 한 가장의 이야기인데, 보는 내내 불편하면서도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만수 캐릭터: 평범한 가장이 선을 넘기까지 영화의 주인공 유만수는 제지업계에서 25년을 일한 베테랑입니다. 아내 미리와 두 아이, 반려견들과 함께 소박하지만 안정된 삶을 꾸려온 인물입니다. 특별히 부유하지는 않아도 열심히 일하면 가족을 지킬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살아온 사람입니다. 그런 만수에게 어느 날 해고 통보가 떨어집니다. 단순히 직장을 잃는 것이 아니라, 25년을 바쳐온 자..